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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육아

아기 재우기에 대한 내 경험

요즘은 거창한 말로도 표현한다. 수면 교육.


수면 교육..

혼자 스스로 잠들지 못하는 아이에게 잠드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붙인 이름.


모유 수유와 함께 신생아 시기를 힘들게 한건 "등센서"였다.

안고 있으면 잘 있다가도 땅에 등이 닿는 순간 터지는 울음.

조리원에서는 아기를 세워안기 때문에 요람자세로 안아도 안되던 "손 탄 아기"였다.


생후 한달쯤 지나고 어느 정도 눈에 초점이 생기고 물건을 볼 줄 알게 되면서 

슬슬 누워서 노는 시간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옹알이도 하고 모빌도 보면서 놀았지만, 잠은 안겨서 자야 했다.

일명 잠투정.


그래도 어릴땐 좀 서럽게, 불쌍하게 울기만 했고

배가 고픈건지 졸린건지 구분이 좀 어려웠다.

얼굴을 부벼대거나 안고 있어도 칭얼대면 배가 고프구나 하는 정도로만 구분했다.


50일 정도 지나니까 본격적인 잠투정이 시작된 것 같다.

좀 놀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짜증과 울음.

잠투정의 강도도 점점 심해졌다.

처음엔 안고 있으면 조용하다가 80일 정도 되니 안고 있어도 짜증을 낸다.


그리고 먹고 놀고 자는 3시간 패턴이 자연스럽게 잡히면서 잠투정의 구분도 확실해졌다.


백일 정도 까지의 아기들은 일어나서 두시간이 지나면 극도로 피곤하다고 한다.

피곤한데 잠은 못자니 짜증을 부리고 울게 된다고.


잠을 못자는 이유...

무섭다고 한다. 죽는 것 같은 느낌..? 엄마와 떨어져버리는 느낌..?

나도 아직 잘때 뭔가 캄캄한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니 이해는 된다.


수면 교육이라고들 하는건 주로 밤잠 위주이다.

처음에는 2-3시간 간격으로 꾸준히 먹고 자고를 반복하던 아기들이

6주 정도가 지나면 3-4시간 정도 다른때보다 조금 길게 자는 밤잠이 구분된다고.

(우리 아이는 조리원 퇴소 전, 2주때부터 이미 6시간 자는 타임이 있어 탈수 우려를..-_-;)

이 밤잠을 들기 전에 유독 잠투정이 심해지는 아이들도 있는거 같다.


밤잠을 자야할 때를 알려주는 것이 주된 수면 교육의 목적이다.

수면 의식.. 목욕하고 노래불러주고 책 읽어주고 다독이는 등, 이제 자야할 시간임을 아이가 인지하게 해주는 것.

그리고 등을 땅에 댄 채로 스스로 눈을 감고 잠이 들게 해주는 것. 울려 재우든, 울리지 않고 재우든.


밤잠만 수면교육 하고 낮잠은 수면교육할 필요가 없다는 사람도 있다.

낮잠은 밤잠만큼 깊게 자지도 않고 괜히 스트레스가 된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좀 특이했다.

일치감치 밤잠과 낮잠이 구분되어 있었고 밤잠을 자는 시간도 어느 정도 목욕으로 조절이 가능했다.

목욕하고 잠시 있다가 젖물려 재우면 밤잠으로 이어지는 패턴이였다.

잠투정 거의 없이 잘 자는 밤잠을 굳이 수면교육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잠투정이 점점 심해지는 낮잠만 좀 어떻게든 하고 싶었다.


애착육아가 요즘 유행인거 같다.

포대기나 아기띠 등을 이용해 잠도 안거나 업어서 재우고, 심한 아이들은 자는 동안도 안고 있고.

나는- 그렇게 할 생각도 체력도 없다.


선잠을 자서 재운뒤 뉘여도 자꾸 깨는 경우에만 안아서 재우고,

재운 뒤에는 꼭 뉘여서 재웠다.

잠도 같이 자는 부모가 많다지만 나는 스스로 잠버릇이 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밤에도 젖물려 재운 이후엔 아이는 아이 자리로 옮겼다.


수면 교육은 크게 울려 재우기와 울리지 않고 재우기가 있다.

울리지 않고 재우기의 대표적인 방법이 베이비위스퍼 책의 안았다 눕혀가며 재우는 방법.

허리가 아프기도 하고 안아준다고 달래지는 아이가 아니라 고려하지 않았다.

울려 재우는 방법은..

옆에서 다독이며 계속 봐주는 방법, 방에 넣어놓고 몇분 간격으로 들여다보는 퍼버법 등.


내가 어릴 때 산후 조리 이후 일단 울려서 혼자 잘 놀고 잘 자는 아기로 만들었다는 우리 엄마는,

나보고는 울리라고 하시면서 본인은 애가 우는걸 못봐내셨다. 자식과 손주의 차이라나..

자식을 독박육아 할 때에는 본인의 몸도, 집안일도 챙기셔야 했지만

손주를 봐주실 때는 애가 울면 알아줄 시간적, 심리적 여유가 있으셨으니.


그래서 친정에서 엄마의 제안으로 어설프게 울리다 엄마께서 안아주시던 통에..

아이는 한시간쯤 가뿐히 울 수 있는 고집을 탑재한채, 울면 안아준다는 눈치까지 갖고 왔다.

당연히 옆에서 달래면 울음 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100분 정도 울어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낮잠의 경우 이렇게 울다 보면 "먹고-놀고-(잠투정)-자고" 에서 다음 수유 시간이 된다.


처음에는 퍼버법. 방에 넣어놓고 몇분 간격으로 들여다보는 방법을 했다.

나흘 정도 시도했는데, 어떤 날은 낮잠을 한번도 못잔 적도 있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방법을 바꾸게 되었다.



계기는 아이의 뒤집기 성공..

퍼버법 시도 이틀 전에 뒤집기를 최초 성공한 아이는 

며칠 퍼버법으로 악을 쓰며 울다가 점점 더 잘 뒤집고 고개도 잘 드는 아이가 되었다.

그리고 되뒤집기를 하고 싶은건지, 눕히면 일단 뒤집어지면서 울기 시작했다.


아직 졸릴 시간이 아닌데 악을 쓰고 우는 것은 되뒤집기가 안되서 생긴 짜증같았다.


그렇게 짜증내며 용을 쓰다가 잠들기 시작했다.

몸을 많이 움직이니 체력도 소모될테고, 사실 잠투정으로 중간에 넘어가기도 하지만

되뒤집기가 안된다고 바로 누인다고 진정되기는 커녕, 더 크게 울며 바로 뒤집어버리니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점점 고개 들고 노는 시간이 길어지고 되뒤집기가 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현재는 그렇게 혼자 울다 잠드는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어쩌면 이게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이 아닐까?

다독거리진 않지만 아이가 잘못되진 않는지 계속 지켜보고 있고,

아이는 그렇게 애쓰다가 자신의 몸을 좀 더 잘 가누게 되고 있으니 말이다.


처음에 엎어져 자던 날은 고개를 많이 못가누었기 때문에 

혹시나 자다가 얼굴을 바닥에 처박고 잘까봐 조마조마했지만

이제는 고개도 많이 가누기 때문에 그런 걱정도 없이 엎어져 자도 걱정하지 않는다.

물론, 바닥에는 푹신한걸 깔아두지 않는다...


엎어져 자니 팔 움직임 때문에 스스로 깨는 것도 적어지고

움직이다가 트림도 알아서 하게 되고-

영유아돌연사의 위험만 아니라면 좀 더 푹자게 되는 방법인거 같다.


어제 밤에는 젖물고 잠든 애를 눕혔더니 스스로 뒤집으면서 잠이 깨고는 안자길래 

그냥 자리에 눕혀놨더니 30분 정도 울다 잠들었다.

남들은 밤잠 먼저 바꾸고 낮잠을 바꾸는데 나는 반대로 하게 되었다...


며칠째 이래저래 우는 애를 보는 것은 마음이 안편하지만,

우는 시간도 짧아지고 자는 시간도 길어지고 이제는 눈앞에 내가 있어도 잔다.

잠깐 칭얼대기만 하다 자는 날이 어서 오기를...


거창하게 무슨무슨 법이라는걸 굳이 적용할 필요는 없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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