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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적이/일상

아롱이


우리집 강아지 아롱이.

이녀석때문에 이틀동안 웃고 놀랬었다.

1.

지난 토요일.

집도 하루종일 빌 것 같고, 학교에 데리고 왔다.

이전에 한번 데리고 와서도 잘 있었고, 아빠 회사에 가서도 잘 있길래 데리고 왔다.

전보다 자리가 좀 많이 개방적이기도 하고,

연구실에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좀 놀란 것 같았다.

그래도 좀있다 안정되었는지 잘 뻗어있었는데-


저녁시간에 연구실 몇명이 저녁으로 돈까스를 시켜 먹었다.

돈까스 소스 냄새가 나기 시작하자 킁킁대면서 일어나더니-

끊임없이 낼름거리고, 내 손을 주시하다가-

굳이 내 다리 위로 올라와서 책상 위에 뭔거 먹을 것이 없는지를 확인한다 -_-;

없는걸 알고는 더이상 나를 조르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낼름낼름.

그러다 좀 있다가 다시 안정되고..

밤에 집에 간다고 하니 좋아라하면서 방석 위에서 뱅글뱅글 돈다.

귀여운 녀석.


연구실이 건조해서 물을 많이 마셨는데, 나와서 걷다가 나무 밑에 홍수를 낸다 -_-;;

못말리는 녀석.


2.

아롱이가 식탐이 많다보니 부모님 옆에서 얻어먹을 때가 많다.

내가 그러지 마시라고 하면, 이게 얘 사는 낙인데 어떻게 안주냐고 그러셨는데..

최근들어 입냄새가 좀 심해지고, 치석이 심하게 올라왔다.

그리고 몇달 전부터 이빨이 앞니 위주로 서너개 이상 빠진 걸로 안다.


지난 일요일.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부모님께서 큰맘먹고 스케일링을 시키셨다.

강아지는 스케일링 하려면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고 한다.

그냥 안움직이면 될정도니까 못깨어날 확률은 적다고 하지만,

사람도 전신마취하면 수명이 조금이라도 짧아진다는데 강아지는 오죽할까.

아빠께서 무슨 일이 있어도 동물병원에 책임을 물지 않겠다는 각서도 쓰셨다 한다.


저녁에 집에 가니 이녀석이 힘없이 앉아서 나를 쳐다본다.

먹을 것을 갈구하는 동그란 눈이 아닌 무지 졸리고 피곤한듯한 눈으로.

오라고 그래도 잘 안오고, 비실거리고 꼬리도 축 늘어져있었다.

마취가 좀 늦게 풀리네 싶었는데, 좀있다 이녀석이 앉아있다가 옆으로 푹 쓰러진다.

그리고는 못일어나고 덜덜 떨었다. 많이 놀란것 같았다.

한동안 아빠께서 계속 안아주고 계셨다.

엄마께서는 얘가 일어나려다가 넘어졌다 하셨는데 그건 못봤고.

엄마는 놀라셔서, 애한테 무슨 일이 있을까 싶어 새벽까지 못주무셨다고 한다.

다행히 다음날 잘 돌아다녔고, 다시 팔팔해졌다.


부모님께서는 다시는 스케일링 안시킨다고 하시면서,

이빨도 자주 닦아주고 잇몸이 떴다는 말에 자주 잇몸 마사지도 시키고,

개껌도 종종 물려놓을거라고 하셨다.


그때 많이 놀란건지, 아니면 식탐이 는 것인지.

그 후로 나한테 더 많이 앵기는 것 같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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