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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리뷰

환상게임

이제는 대학교 졸업반의 문턱에 선 내가 중학교 때 두 번째로 모아봤던 시리즈, 『환상게임』이 이제는 정식 한국어판에 이어서 애장판으로 나오고 있다. 유난히 만화는 좋아해서 학교에서 내내 일본 순정만화를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던 중 뻔한 애정전선의 순정만화에 지쳐갈 무렵,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던 만화이다. 너무 많아서 친구랑 5:5로 부담하고 한번 빌려본 뒤 다시 돈을 모아서 사버린 만화. 그 비닐을 뜯을 때는 정말 너무 행복했었다. 중국 사신에 대한 만화라는 점도 재미있었지만 유유, 유성, 유귀 이 등장인물들은 정말 멋있으면서도 간간히 나오는 코믹 표정에 배를 잡고 웃어야 했다. 물론 먹보이고 덜렁이인 여주인공도 그 웃음에는 한몫 했다.
이 서평을 보고 계신 분께서는 -어느 남자주인공이 이상형일지? 오직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유성, 그에 비해 단점도 많지만 인간적인 유귀, 성격과는 안어울리게 조용히 뒤에서 사랑는 유유. 처음에는 여주인공을 얄밉게 괴롭혀서 유유가 너무 재수없다며 욕을 바가지로 했던것 같은데, 유유가 차가운 눈 위에서 죽어가는 장면은 몇 번을 봐도 펑펑 울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아직도 나는 유유가 제일 좋다. 아직, 현무, 백호, 주작, 청룡이 무엇인지도 모를 무렵, 이 만화를 처음 읽고는 너무 많은 이름에 헤매어야 했다. 각 사신마다 7가지의 수호성이 붙어 있었으니. 그래서 제일 먼저 사서 보았던 책이 1부의 마지막 권이였는데, 그 이유는 부록으로 등장인물들에 대한 스크랩과 만화의 배경 등이 실려있기 때문이었다.

예전 『환상게임』은 1부 14권. 2부 7권으로 나와 있었다. 1부의 각 뒷표지에는 주작과 청룡의 주인공들이 하나씩 그려져 있었는데 애장판으로 되면서 권수가 줄었을테니,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해적판만의 매력(?)인 부록만화 -때로는 본 만화보다 많은 양을 차지했던- 에는 이제는 다른 시리즈물로 나온 『천녀전설 아야』가 실려 있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날카로운 인상이나 피가 너무 난무하는 만화를 그다지 안좋아하기 때문에 『천녀전설 아야』나 『환상게임 2부』 보다는 『환상게임 1부』를 더욱 좋아했었다. 하지만, 해적판의 절대 단점인 칼질이 너무 눈에 거슬려서 다시 정식 한국어판으로 나온다는 소식에 전부 동생의 친구에게 팔아버렸다. 그림도 예쁘고 내용도 참신한 만화.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그리고 좀 새로운 느낌을 받고 싶다면 이 만화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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