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날적이/일상

아롱이의 7년.



오늘이 아롱이 생일이다.

사실 5월 23일인지 27일인지 헷갈렸는데-

아롱이가 태어난 병원에서 적어준 수첩을 발견해서 확실해졌다 ^-^

(아롱이의 덧니)


 

이전에 키우던 녀석을 보내고- 어떻게 다른 강아지를 키우나 싶기도 했는데.

엄마께서 옥션에서 보시고 직거래로 20만원에 *-_-* 아롱이를 데려오셨다.

아롱이를 데려왔던건 10월 중순..

믿거나 말거나- 아롱이도 처음엔..
 
살짝 겁에 질리고 파르르 하는..

그런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7년 가까이 눈치는 눈치대로 늘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열심히 떼쓸 줄 아는..

그런 녀석이다.


손을 주면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이렇게.. 손에다 앞발을 얹을 수 없으면 발에라도 얹는다.

나는 지금 요구하는 바가 있노라고.



사실, 그래도 밖에 나가면 욕 안먹을 수 있는..

나름 말 참 잘듣는 기특한 녀석이기도 하다.

주인이 눈 앞에 있다면야.. 한시간동안 앉아있으라면 앉아 있는- 그런 녀석이다.

(화장실 다녀올 동안 이렇게 얌전히 있던 아롱이)



사람들은 그래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다."고도 할 정도.

심지어 고기집에서도 보채지 않고 얌전히 눈빛만을 보내온다.

아- 당연히.. 가끔 입맛은 다신다. ㅎㅎ



난.. 그다지 먹는 것도 잘 안주고, 산책도 잘 안시켜주는데..

왜 이녀석이 나를 그래도 그만치 좋아해주고 따르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이뻐해줘서? 바라봐줘서? ^^



얼마 전 스케일링 때문에 전신 마취를 했다가, 마취가 한참동안 안풀려서 고생한 적이 있다.

앉아 있다가 눈이 풀리더니 픽- 쓰러지기도 하고.. 부모님이랑 나랑, 아롱이 모두 겁 먹었던.

그래서 그 이후 이틀에 한번 이상은 이빨을 닦인다.



사실. 내가 보기에- 강아지 이빨 닦이는건.. 사람 같은건 아니고..

이에 치약을 뭍혀서.. 강아지가 이빨을 햝도록 하는 것이다.

먹을 수 있는, 먹어도 되는 치약으로. 물로 양치하지 않으니까.. ㅋㅋ



어찌되었든, 강아지가 좋아할만한 것은 아니다.

입을 억지로 벌려서 칫솔을 쑤시는 격이 된다. 강아지 입은 길기 때문에 더 그렇다.

아롱이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



칫솔을 입에 넣을 때는 바둥바둥.. 앞발로 밀어내고 그러지만..

그래도 이빨을 닦은 다음엔 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밤에 아빠께서 양치 하실때는 화장실 옆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다.



엄마는 그런 아롱이를 보고 감동하시고.. 마구 이뻐해주시고..

왜 이뻐하는지는 새삼 아롱이가 알까 싶다만- 늘상 이뻐해주니까.

여튼 매일 보는 녀석이지만 매일이 새로운 녀석이다.



23일 밤에-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더니.. 막 짖는다. 돌아다니면서- ㅎㅎ

이게 참 웃긴게. 이녀석, 그 노래를 기억하나보다.

그것도 케익 맛과 함께.. 입맛도 계속 다신다.



사실 얘 노래 음정 박자도 어느정도 아는 것 같다.

전에 보니 바위섬을 오카리나로 불 때 언제 울 지 호흡으로 맞추고 있더라..

산토끼도 두세번 오카리나로 부니까 박자 맞춰 같이 울고.. ㅋㅋ 귀여운 녀석.



가끔, 이녀석도 저세상 가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 바로 코가 시큰해진다.

그때 마음 아플까봐 정을 안붙인다던가 하는건 불가능하다.

그냥.. 내가 이뻐해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이뻐해주고, 추억꺼리 많이 남기는게 최선인듯.



엄마께서는- 얘는 우리랑 살아서 행복할거야.. 라고 가끔 말씀하신다.

부디 그러길- 너도 행복하기를..

우리가 너 때문에 행복한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행복하기를 빈다.



호기심 가득한 녀석-

'포메'라는 단어를 알아 듣고, 그 말이 다른 강아지를 뜻하는 것까지 알 정도로 영리한 녀석.

그래서 차 안에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창가로 달려가는 녀석.



당돌할 때는 당돌하지만-

거실에서 호두 까먹으면 호두 까는 소리에 놀라서 살금살금 방으로 들어가는-

겁도 많은 녀석.



내가 아롱아~ 하고 부르는 소리에 바로 낼름 뒤집어져서-

꼬리도 흔들면서 뒷다리까지 같이 흔들어주는..

가끔 엄마께서 질투까지 하시는 그런 특별한 반응을 나에게 보여주는 녀석.



아프지 말고 오래 오래 같이 살자고 말로 하고 싶지만-

그런 말을 네가 알아들을까 싶어 혼잣말이 되는데..

그래도 왠지 너는 내 말 다 알아듣는거 같이 눈을 맞춰준다.



아롱아- 생일 축하해 ^ㅡ^*

오늘도 네가 짖으며 뱅뱅 도는걸 보게 되겠구나.. ㅎㅎ

오늘은 맛있는 케익도 좀 먹겠네 ^-^




근데 아롱아..

털도 털이지만.. 우리 같이 살 빼자.. ㅠㅠ"

너나 나나 참.. 이제 여름인데. 더 이상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지 않니.. ㅋㅋ


'날적이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 06 02 선거 개표 정보  (0) 2010.06.03
OK 미디어 멤버쉽?  (0) 2010.04.07
양심껏..  (2) 2010.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