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적이/잡념

부모님의 오래된 사진을 보면서..

유수 2008. 12. 17. 10:38

지금은 50대가 되신 우리 부모님.

예전 같았으면 벌써 할머니, 할아버지 소리 들으셨을텐데.

엄마는 갱년기라고 자꾸 몸이 안좋다고, 일부러 운동하러 다니시고.

아빠는 갑자기 찐 살을 빼러 운동을 하신다.

어제 문득- 집에 좀 일찍 간김에, 구석 장에 박혀있는 오래된 앨범들을 꺼내보았다.

졸업사진을 보면서는 그래도 내가 우리 부모님이라고 알아볼 수 있구나 싶었는데..

90년대 사진을 보면서 갑자기 눈물이 났다.

그때도 분명 나에게 누군가 물어보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은 우리 엄마고,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람은 우리 아빠라고 대답했을 것 같긴 한데..

사실 그래도 무섭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거의 매일 보면서 부모님의 요즘 모습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탓인지-

분명 내 기억속에 있는 모습들일텐데...

너무 낯설었다.

지금은 50대이시지만 그때는 30대이셨던 우리 부모님.

세월과 삶의 무게, 그리고 나와 내 동생이 썩힌 부모님의 마음.

그게 갑자기 와닿는 것 같아 눈물이 났다.

지금과 웃는 모습이 다르시고, 지금보다 몸매도 훨씬 날렵하시고,

무엇보다 피부, 주름. 그게 제일 다른 이유일텐데.

뭔가 다른 이유로 시큰해졌다.


이 사진들을 부모님 앞에서 꺼내 보면 뭐라고 하실까.

그때는- 이라면서 무언가 말을 하실 것 같은데.

내 동생은 그때 부모님의 모습을 기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