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리뷰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유수
2005. 7. 23. 22:01
이 책의 정확한 제목은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이다. 1인칭인 나(남자)와 클레이가 우연히 비행기 옆자리에 앉게 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많고 많은 비행기, 그리고 그 안의 수많은 좌석에서 나란히 앉게 된 것에 대한 확률을 따지면서 이 책의 저자는 슬슬 입을 푼다. 별것 아닐 수 있는 클레이의 사소한 행동들이 눈에 들어오고, 어느새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게 된다. 밥을 먹고 관심을 표현하고 하면서 저자의 머리는 끝없이 돌아간다. 짧은 순간에 지나가는 수 많은 생각들을 그대로 옮겨도 저렇게 많을까? 나도 잡생각이 참 많은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수준이 다르다-_-; 전체적인 스토리는- 그 후 몇개월 동거를 하게 되고, 그러다가 클레이는 내 친구인 '윌'과 하룻밤을 자게 된다. 그 후.. 헤어지게 되고 클레이는 윌과 같이 살고.. 나는 자살을 해보려 하다가 그래봤자 나는 그 후 클레이의 반응을 못본다는 것을 생각.. 그만둔다. 처음에는 못살것만 같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은 변해서.. 나를 떠나간 것은 클레이가 모자라서라는 동정으로 변하고, 마르크스주의는 예수콤플렉스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금욕생활을 하려 하지만.. 어느샌가 다른 여자가 내 마음에 들어온다...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가장 큰 가닥은 동감과, 깨달음 정도랄까. 내가 느꼈던 생각이 적혀있으면 동감이고.. 나의 상대방이 느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대해서는 깨달음이 되겠다. 읽으면서 옮겨봤으면 하는 구절들이 몇 있었는데.. 찾아서 끄적거려 보겠다. 88페이지. 언제부터 사람이 객관적으로 사랑에 빠졌는가? 100페이지. 이상주의적인 분위기에 젖어버리면 우리는 낭만적 사랑이 기독교적 사랑과 비슷하다고 상상하게 된다. 너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한다라는 보편적 감정, 조건이 없고, 어떤 경계도 설정하지 않고, 마지막 구두까지 사모하는 사랑,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사랑. 그러나 연인들에게 말다툼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기독교적인 사랑은 침실로의 이행에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독교적 사랑의 메세지는 특정한 경우보다는 보편적 경우에 어울린다. 모든 여자에 대한 모든 남자의 사랑, 서로 코 고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두 이웃간의 사랑에 어울리는 것이다. 242페이지. 사랑의 보답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사랑을 받고 싶다는 오만이 생겨났다. 나는 내 욕망만 가지고 홀로 남았다. 무방비 상태에, 아무런 권리도 없이, 도덕률도 초월해서, 충격적일 정도로 어설픈 요구만 손에 든 모습으로. 나를 사랑해다오! 무슨 이유 때문에? 나에게는 일반적이고 빈약한 이유밖에 없다.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 |